특정 상황하에서 기자의 정치 보도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보도는 Water gate와 르완스키 스캔들을 다룰 때의 보도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의 정치적 사건들을 다룰 때에는 굉장히 회의적이고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던 미국의 미디어가 이와는 대치적으로 부시 정부의 집권 아래 이라크 침공에 대한 보도는 정보의 입장에 더 우호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국방 문제와 관련해서는 언론은 보통 정부의 입장 그 반대편에 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외국 정책이나 국방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판가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여 결국 언론의 입장은 정부의 정보원에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기자는 필연저긍로 정부의 정보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동시에 그들은 보도의 객관성을 지켜야 한다. 따라서 기자들은 정부의 정치적 사안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기 위해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입장의 전문가나 비평가를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한편 뉴스에서 색인을 만드는 것은 어떠한 한 정책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정치 엘리트들의 토론과 정부의 정책에 그리고 이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조정하고, 객관 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저널리즘 규범의 많은 부분에 의거하기에 공식적인 정보원을 활용하는 한편으로 또 반대의 입장을 통해 객관성을 찾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정책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는 경우에서는 기자가 상반된 관점에서 이를 기사화시킬 수 있고 또한 이 정책을 공론화시키는 시발점으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통의 경우 외교정책에 관해서는 정치인들 사이의 의견 합일을 이루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특히 국방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서는 더욱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는 의견의 다각화가 이루어지기 힘들고 보도는 정부의 입장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우선 국내의 사건들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미디어가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관점의 정치적 견해를 가진 정보원들과 서로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정치적 정보원들이 있다. 따라서 국내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이러한 뉴스의 색인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교정책을 다루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뉴스의 색인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정부가 뉴스산업 전반에 걸쳐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것이다. 일례로, 냉전기간에 대통령이 선도한 외교정책에서는 정책기관들이 모두 합심하여 의견 합일을 이루고 협력하였다. 또한 이와 더불어 외교정책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곳들이 실질적으로 접근이 힘든 먼 속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치적 비판이나 반대의견들이 나타나기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전제되었을 때, 균형 있는 관점에서의 뉴스 보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모습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의 뉴스 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의 일부 기사를 살펴보면 이라크 전쟁의 실상과는 상관없는 기자들은 기본적인 조사 단계도 거치지 않고 미국 국방부의 입장을 그대로 쫓아가는 양상을 보인다. 그럼에도 또 일부 저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입장과 배치되는 입장의 타국 지도자를 보도하며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보이기도 한다.